베의 창작터

"흥, 흐흥, 흐응~" 집에 도착하여 자동차 엔진을 껐다.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것은, 본래 다음주 월요일로 예정되어 있던 데드라인이 한 주 뒤로 밀리면서, 예정되어있던 야근을 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었다. 한결 여유로워진 시간 덕분에 정시 퇴근을 하니, 기분이 무척 좋았다. 대충 떼우는 식사가 아닌, 제대로 된 한끼를 먹을 수 있다는 것에서도 흡족했다. ...

연분홍빛 벚꽃이 지고, 샛노란 튤립이 지고, 새빨간 장미도 지고, 만개한 해바라기를 곳곳에서 볼 수 있던 어느 여름 날, 무덥기도 하고 습기도 대단해서 아침부터 자동차 에어컨을 켰다. 몸을 감싸는 서늘한 기운에 기분이 좋아져 살짝 웃었다. "저 때문에 괜히 일찍 가시는 거 아닌가요?" "음? 괜찮아, 그래봐야 10분 일찍 나올 뿐이야." 옆자리에 탄 상대가...

- 띠리리리. 휴대전화 알람 소리가 울렸다. 몸을 뒤척여 소음의 원인이 있을 위치로 손을 뻗었다.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고, 시끄러운 벨소리는 계속해서 방 안을 채웠다. 괴로움에 미간을 있는대로 구기며 베개를 집어들어 귀를 막으려했다. "그러다 지각해요." 잠깐 잠잠해진 소음 사이로 타인의 목소리가 들렸다. 혀를 차는 듯한 음성에 인상을 쓰며 자리에...

일등 신랑감, 만인의 남친,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존재... 누구나 들으면 기분 좋을 법한 말들이 그리 달갑지 않은 건, 내가 게이에 포지션이 바텀인 탓이다. 차라리 탑 포지션이었으면 저 별칭들이 주는 이미지를 이용해 여러 남자들을 꼬셨을 텐데. "고생하셨습니다. 대리님." "네, 수고했어요. 들어가보세요." 20대 초반에 기대를 품고 방문한 게...